2024년 11월 26일(화)

교과서에도 나오는 '친일파' 문학가 8인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소설 '감자'의 김동인, 시 '사슴'의 노천명 등 국내 교과서에 나오는 훌륭한 일부 문학 작가들이 친일파라는 사실을 아는가?


국내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뛰어난 작가로서의 자질과 문학적 업적에도 그 이면에는 일제의 식민주의 정책에 협조한 작가들이 있다.


이들이 창작한 작품의 가치는 인정할 수 있지만 일제를 찬양한 작품이나 반민족적인 행동들로 좀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감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 주의깊게 읽어야 할 친일파 문학가 8인을 소개한다.


1. 김동인


인사이트 한국현대문학대사전


대한민국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로 대표작 <배따라기>, <감자>, <광염소나타> 등이 있다.


1919년 2.8 독립 선언과 3.1 만세 운동에 참여한 후 소설, 작품 활동에만 전염하다 일제 강점기 말에는 친일로 전향했다.


1939년 2월 조선총독부를 찾아가 '문단사절'을 조직해 중국 전선에 일본군 위문을 다녀와 이를 기록했으며 조선총독부의 지시하에 여러 협회에 참여했다.


이외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와 황민화를 선전하는 글과 학병권유를 연재하며 선동했다.


2. 노천명


인사이트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슴을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라고 비유한 시로 유명한 시인이자 언론인이다.


일제강점기 말에 일제의 대륙 침략정책에 동조해 문학과 인생에 큰 오점을 남겼다. 1939년 황국위문사절단원으로 중국을 순회하고 일제가 우리 문인을 회유하기 위해 만든 '조선문인협회'에 가입한다.


또 1943년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문화부에 들어가 다수의 친일 시를 썼으며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 라는 시에는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일제의 강제 징병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3. 서정주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되는 시인으로 <견우의 노래>, <무등을 보며>, <자화상> 등 빼어난 작품을 남겼다.


일제강점기 전시 체제 때 '다쓰시로 시즈오'로 창씨개명을 하고 일제 말기에 태평양 전쟁을 찬양해 조선인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시와 글을 썼다.


친일 행적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문학 활동을 했으며 시인으로서 가진 자질과 달리 역사적인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4. 이광수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우리나라 최초 근대 장편 소설인 <무정>을 쓴 소설가로 적극적인 친일 활동을 한 인물로 유명하다.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친일파로 변절한 뒤 창씨개명에 동참할 것을 적극 권고했고 이에 대한 무수한 비난에도 결국 이광수는 '가야마 미쓰로'라고 창씨개명을 했다.


태평양 전쟁 무렵에는 시, 소설,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황국신민화 찬양과 일본의 침략전쟁 정당화, 전시동원 독려 등을 적극 선전하는데 주력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도 이광수는 책 <나의 고백>에서 자신의 친일행위를 '민족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여러 글을 통해 '친일했던 사람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 이인직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신소설 <혈의 누>로 유명한 이인직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최악의 매국노 이완용의 비서로 활동하며 조선 매국활동을 동조한 친일파 작가다.


1910년 일어를 하지 못했던 이완용 대신 일본에 가서 한일합병을 교섭하며 8월 22일 병합 조약을 조인했다.


6. 정비석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손자병법>, <초한지> 등 중국 고전을 새롭게 고쳐쓰거나 훗날 영화 '애마부인'의 효시가 되는 소설 <자유부인>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며 대중 작가로 거듭나게 된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여러 친일 작품을 발표했고 그가 쓴 수필 <국경>에는 "내가 살고 싶은 곳은 내 나라 일본 밖에.. 이 지구상의 단 한 곳의 낙원, 조국 일본이 아니면 안된다"라고 했을 정도로 일본 정책에 협력했다.


7. 최남선


인사이트한국잡지백년1


잡지 <소년>을 창간하고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1919년 3.1 만세 운동 당시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도 했으나 1927년 총독부의 연구비와 생계 지원 유혹으로 조선사편수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친일 성향으로 전향돼 논란이 일었다.


1937년 3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조선문화의 일본화야말로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내선일체를 강조하는 사설을 기고했으며 총독부 기관지 등에 학도병 권유 유세문을 게재했다.


8. 채만식


인사이트한국현대문학대사전


대표작으로 지식인 실직자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레디메이드 인생>이 있으며 다수의 작품들이 현실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아름다운 새벽>, <여인전기>라는 친일 소설을 냈으며 등장인물의 생활에 밀접히 연관있는 내재적 친일성으로 친일의 내면화가 높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후 친일 행적을 반성하는 의미로 <민족의 죄인>을 발표해 자신의 친일 행적을 최초로 인정한 작가이기도 하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