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평도 해역에서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횡행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꽃게 어획량이 최근 5년간 가장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옹진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연평어장(801㎢) 꽃게 어획량은 5만1천600kg으로 작년 동기 14만9천995kg의 약 30%에 불과하다.
2014년 같은 기간 33만1천496kg과 비교하면 15.5% 수준이다.
연평도 상반기 꽃게 어획량은 2012년 100만8천924kg으로 풍어를 이뤘다가 2013년 26만287kg으로 뚝 떨어졌다.
2014년 상반기는 71만6천876kg, 2015년 상반기는 43만5천524kg을 기록했다.
6월 한 달간 조업이 남아 있지만 올해는 2013년보다도 어획량이 더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민들은 "평소엔 45∼50㎏ 상자로 하루 20∼30개를 잡았지만 요즘 4∼5개에 그친다. 매년 어획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어선 기름값도 건지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업을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한탄한다.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 어획량 감소 원인을 과도한 어획과 환경변화에 따른 개체 수 감소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은 꽃게 개체 수 감소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봄어기(4∼6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레이더망에 포착되는 중국어선(10∼60t급)은 2013년 1만5천560척(하루 평균 172척),2014년 1만9천150척(하루 평균 212척),2015년에는 2만9천640척(하루 평균 329척)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달에도 매일 300척이 넘는 중국어선이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반면 연평도 어선은 최근 5년간 5척이 줄어 현재 9.77t 이하 어선 58척(하루 평균 20∼40척)이 등록돼 조업중이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서해5도 어장과 어선은 총허용어획량(TAC) 제도 등으로 통제를 받지만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은 어획량 등이 통제되기는 커녕 파악조차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해5도 해역의 환경변화도 꽃게 개체 수 감소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꽃게는 온대성 생물로 5∼10월 영상 15도 이상의 바다에서 산란해 여름철에 급격히 성장한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서해5도 해역의 수온은 2013년 영상 13.7도, 2014년 영상 14.2도, 2015년 영상 13.8도로 꽃게 산란 최적 온도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최근 2년간 이어진 유례없는 가뭄은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영양염류'의 감소를 부추겼다.
영양염류의 양은 바닷속 플랑크톤의 생산량을 좌우하며 더불어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 어류의 생산량을 결정한다.
실제 알에서 부화해 서해연안 물속을 떠다니는 꽃게 유생의 분포밀도는 지난해 1천㎥당 783개체로 2014년보다 35% 증가했지만 2013년(1천636개체)에 비해 50% 수준에 머물렀다.
서해수산연구소 김정년 박사는 "환경변화에 따른 꽃게 개체수 감소의 상관관계는 좀 더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7∼8월 수온 등 환경요인을 조사할 예정 "이라며 "다만 올해 봄어기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이 지난 5년간 최악의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해5도를 비롯한 인천해역의 꽃게 어획량은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의 30∼40%를 차지하며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인천 전체의 25%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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