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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무게감이 확실히 떨어졌다. 과거 전 세계 축구계를 호령했던 '삼바 군단'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축구대표팀 명단은 낯설기까지 하다.
과거 브라질은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올림픽 등 각종 메이저 대회에서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BEST 11은 물론 선수단 전원이 '월드클래스' 선수들로 채워질 정도로 화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축구는 많이 약해졌다.
특히 이번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타나리오에서는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과거의 명성에 비해 초라한 명단을 발표해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다.
그들의 우려처럼 브라질은 에콰도르와의 1차전에서 졌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졸전을 펼치며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고, 9일(한국 시간) 열린 아이티와의 경기에서는 7-1로 대승을 거뒀지만 상대가 대회 참가국 중 최약체였기에 별 감흥이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당시 브라질 축구대표팀 / gettyimages
이렇듯 현재 브라질 축구는 위기다. 심지어 전문가들은 "삼바 군단은 이제 더 이상 우승 후보가 아니다. 월드컵에서 8강에만 진출해도 대단한 성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당시만 하더라도 '삼바 군단' 브라질은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카를로스, 카푸 등 선수단 전원이 '월드클래스'였던 당시의 삼바 군단은 그 누구도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이후 열린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삼바 군단은 화려했다. 당시 최고의 전성기였던 호나우지뉴와 카카 그리고 아드리아누로 구성된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안타깝게도 8강에서 지네딘 지단의 프랑스를 만나 탈락하기는 했지만 '월드클래스' 선수단은 많은 국가대표팀을 벌벌 떨게 만들기 충분했다.
2005 컨퍼더레이션스컵 당시 브라질 축구대표팀 / gettyimages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많은 국가들이 브라질 축구대표팀을 해볼 만한 상대로 여기고 있다. 그만큼 현재 브라질의 '전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는 뜻이다.
둥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금의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이번 코파 아메리카 센타나리오를 앞두고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부동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네이마르는 올림픽 차출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티아구 실바, 마르셀루, 다비드 루이스, 피르미누, 루카스 모우라 등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둥가 감독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미네이랑의 비극'으로 기억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 이후 세대교체를 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였지만 호랑이에게 '발톱'이 없는 것 같은 이번 대회 명단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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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니 알베스, 쿠티뉴, 윌리안, 필리페 루이스 등 빅클럽에 활약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있지만 그들은 네이마르나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처럼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월드클래스 선수는 아니다. 오히려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조연급' 선수들이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기에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는 다소 이르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나 최소 작년 대회(8강 탈락)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부활이 아닌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전력의 반을 차지했던 '에이스' 네이마르가 없는 지금의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어떤 길을 걷게 될 지 전 세계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