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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손해를 감수하고 욕을 들으면서까지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해달라"는 협력 기업의 요구를 거절한 중앙대 교수님의 이야기가 대학생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커뮤니티 중앙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자신을 공대의 한 연구실에 근무 중인 학생이라 소개한 A씨의 사연이 게재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A씨는 "자세한 정보를 남길 순 없지만 지도 교수님을 칭찬하고 싶다"며 국내 최고의 제조업사와 연구 과제를 수행 중 유리한 보고서를 써달라는 제조사의 압력을 이겨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A씨와 그의 지도 교수님은 모 기업체의 제품이 운영 중 사고를 내,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연구를 맡았다.
6개월 간의 연구 끝에 이들은 제조업체의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제조사는 "연구비도 줬는데 유리하게 보고서를 써달라"고 압력을 하기 시작했다. A씨는 과제 연구비 규모가 5천만원에 이르렀다며 해당 업체로부터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의 연구 지원비를 받았음을 암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의 지도교수님은 "옥시 사태 못 봤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히 거절했다. 기업체의 팀장과 고성이 오가고 육두 문자가 섞여 있는 욕까지 들어야 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일로 인해 해당 연구팀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해당 기업체와 협력 하에 써야 하는 논문 내용을 한 연구원이 포기한 것과 인건비 삭감, 앞날 취업 제한의 가능성 등의 상황에 놓인 것.
하지만 A씨는 "우리는 교수님의 선택을 완전히 지지한다"며 "훌륭한 연구 윤리를 갖고 신념을 지키는 교수님이 있음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A씨의 글은 기업에 예속돼가는 학풍에 자부심을 잃어가는 대학생들에게 큰 자부심을 심어줬다. 중대생들은 "저도 참된 공학인이 되겠다"며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