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가난한 아내를 위해 생리대를 만들기 시작한 남자

TED 강의 중인 우루가난탐과 그의 아내와 딸 / (좌) YouTube 'TED', (우)BBC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한 남편이 가난한 아내를 위해 생리대 기계를 제작한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생리대가 비싼 탓에 운동화 깔창을 사용한다는 저소득층 소녀들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이자 '생리대의 남자'로 불리는 인도 남성 아루나찰람 무루가난탐(Arunachalam Muruganantham)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인도 타미나두주에 사는 남성 무루가난탐은 어느 날 아내가 더러운 헝겊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에게 "왜 생리대를 사지 않냐"고 묻자 아내는 "만약 생리대를 사기 시작하면 우유 살 돈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무루가난탐은 나중에 테드(TED) 강의를 통해서 "당시 그 헝겊은 내 오토바이도 닦기 싫을 만큼 지저분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지저분한 헝겊을 생리대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무루가난탐은 아내를 위해 생리대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원재료 값은 생리대 완제품의 40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아내를 위해 최고급 면화를 구매했고, 직접 생리대를 착용하며 실험했다.

 

BBC

 

염소 피를 넣은 물통을 몸에 부착하고 튜브가 팬티 안으로 들어오도록 연결했다. 그렇게 피를 흘리(?)며 걷고, 자전거도 탔다.

 

활동하기에 편하고 피가 새지 않는 생리대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었다.

 

무루가난탐은 "정말 불편했다"며 "모든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4년이 흘러 무루가난탐은 일반인들도 손쉽게 생리대를 만들 수 있는 기계를 제작했고 이를 인도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무루가난탐이 만든 기계 한 대로 하루 200개 이상의 생리대를 만들 수 있다. 무루가난탐은 "나는 이를 세계 모든 가난한 여성을 위한 운동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루가난탐을 2014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들어가게 한 첫번째 원동력은 아내의 불편에 대한 관심과 아내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된 셈이다. 

 

BBC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