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2년전 피해자로 방문했던 경찰서에 '경찰'이 되어 돌아온 남학생


지난해 경찰공무원에 합격한 김지석 씨 / 사진 제공 = 인천경찰서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경찰 아저씨의 진심어린 충고에 힘을 얻어 '진짜 경찰관'이 되어 돌아온 대학생의 이야기가 화제다.

 

지난달 31일 '인천경찰 폴인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2년전 피해자로 찾았던 경찰서를 경찰관이 되어 돌아온 김지석(23) 순경의 사연이 공개됐다.

 

그는 지난 2014년 3월 군대를 전역한 뒤 학비를 벌기 위해 야간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2년전 김지석씨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 사진 제공 = 인천경찰서 

 

그날도 지석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이때 편의점에 들어온 중년의 남성이 김 씨 앞에서 눈 깜짝 할 사이에 상품권 2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눈 앞에서 도둑맞은 김지석 씨는 늘 믿어주었던 편의점 사장님에 대한 미안함과 막대한 손해를 어떻게 메꿔야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괴로워했다.

 

이후 그는 피해자의 입장으로 찾아간 연수경찰서에서 강력팀 정대규 경사를 만났다.

 

정대규 경사는 잔뜩 긴장하고 있던 지석씨의 이야기를 성심성의껏 들어주었고, 그때부터 정 경사는 호기심 많은 대학생 김지석 씨의 멘토가 되었다.

 

이후 정대규 경사는 "영어는 틀을 잡아놓지 않으면 나중에 발목을 잡아", "공부하는 틈틈이 운동해야 한다" 등의 경험자만이 알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용한 조언을 전해주었다.

 


김지석 씨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에 매진하던 모습 / 사진 제공 = 인천경찰서

 

범죄자에 대한 분노로 가득찼던 지석씨는 마음을 비우고 '정대규 경사'같은 경찰관이 되기 위해 미친듯이 공부에 전념했다.

 

마침내 그는 8개월간의 수험생활 끝에 2015년 제2차 경찰공무원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며, 2016년 5월 30일부터 연수경찰서로 출근하게 되었다.

 

2년전 피해자로 찾아왔던 바로 그 곳에서 자신의 멘토 '정대규 경사'와 함께 돈독한 선후배 사이를 유지하며 일하게 된 것이다.

 

인생의 훌륭한 스승과 제자, 그리고 선배와 후배. 이 둘 사이에 얽힌 훈훈한 일화를 지켜보던 많은 누리꾼들 역시 존경과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선후배가 되어 다시 만난 정대규 경사와 김지석 순경 / 사진제공 = 인천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