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초등학생들이 경찰서에 보낸 '택배 상자'의 정체 (사진)

연합뉴스

 

"경찰관 아저씨 인사를 정말 잘 받아주세요! 꺅 >△< 반한 느낌인데요."

 

며칠 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정용선 청장실로 종이 박스 하나가 배달돼 왔다.

 

박스 안은 용인둔전초등학교 학생들이 보낸 손편지 수십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은 올 3월부터 경기 경찰이 진행하고 있는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 일환으로, 경찰관들이 매일 등하굣길에 나와서 교통정리를 해주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손편지를 써서 보낸 것이다.

 

이 학교 한 학생은 "일찍 일어나느라 눈꺼풀이 무거웠는데 경찰관 아저씨의 해맑은 미소와 명랑한 목소리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예요"라며 "인사를 잘 받아주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요"라고 했다. 

 

또다른 학생은 "학교 폭력 안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도록 지금도,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아침에 저희가 길 건널때 인사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사고 안나도록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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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경찰관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처음엔 생소했지만 점차 일상이 되어 버렸다는 아이들은 편지에서 감사인사 외에도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관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아침마다 경찰 아저씨 덕분에 저도 웃게 됩니다"라며 "경찰은 하는 일 많지 않나요? 힘드실텐데 지친 모습은 못 본 것 같아요. 그래도 힘드실 때마다 저희 편지 읽어보시면 조금이라도 힘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정용선 경기남부청장은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경기남부청 경찰관 모두가 한마음으로 시작한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가 이렇게 결실을 맺는 듯하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올 3월 2일부터 도내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경찰관들을 배치, 교통사고나 학교폭력, 각종 범죄 등을 예방하는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시행 1달여 뒤 경찰이 초등학생 학부모 1천14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949명(83.2%)이 "학교 주변이 안전해졌다"고 응답했다. 또 3월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단 1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3건 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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