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치킨값이 자꾸만 오르는 이유 (영상)


2만 900원짜리 BBQ 마라핫치킨 / Instagram, 'lee.jihyem.m'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생닭 산지 가격이 900원으로 곤두박질쳐도 치킨값은 계속 오르더니, 오르다 못해 한 마리에 2만원을 넘었다. 

 

최근 유튜브 한 채널에는 치킨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설명한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농가에서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백신도 맞히고 건강한 닭으로 키우기까지 드는 돈은 마리당 2천 원 남짓이다.

 

그러나 농가에서 하림 등의 가공업체에 1.5kg정도 되는 닭을 납품할 때에는 마리당 1,800원 선에 거래된다. 최소 200원씩 무조건 적자를 보는 셈이다.

 

2천원 짜리 닭을 1,800원에 산 가공업체는 도축하고 가공한 뒤 약 3,600원에 프랜차이즈 업체에 넘긴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에 마리당 4,500원에 판매한다.

 

현재의 치킨 한 마리값은 2만 원. 이 과정만 보면 모든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이 치킨 한 마리당 1만 5천 원 가량의 이득을 취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청업자로 전락해버린 농가와 프랜차이즈 가맹점 / YouTube, '씨리얼'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치킨 한 마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려면 닭과 파우더, 기름, 양념, 포장지 등이 꼭 필요한데 이 모두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곳은 바로 '프랜차이즈 본사'다.

 

거기에 인건비와 배달비, 임대료, 광고비까지 별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치킨 한 마리를 팔아서 가맹점에 남는 돈은 고작 3천원.

 

'프랜차이즈 본사'만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가공업체다. 가공업체는 농부가 닭을 기르는데 필요한 병아리, 사료, 백신 이 모든 것을 생산한다.

 

하림은 생닭부터 사료, 사료를 수입할 해운 회사, 동물 관련한 제약회사, 유통할 홈쇼핑까지 몽땅 소유했다. 쉽게 말해 혼자서 다 해 먹고(?) 있는 셈.

 

특히 우리나라의 농가 대부분은 가공업체에서 수수료를 받고 닭을 키우는 위탁 농가이기 때문에 가공업체 이익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된다.

 

이게 바로 닭 값은 싼데도 치킨값이 유독 비싼 이유다. 이들은 닭을 팔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부자재를 팔고, 닭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사육 환경을 판매한다.

 

닭 산지 가격이 사상 최저를 기록할 동안 교촌치킨과 비비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2,000억 원을 넘겼으며 하림은 자산 9조 9천억 원으로 재계 반열에 올랐다.

 

우리들이 경각심 없이 닭을 소비하고 있는 동안 기업들은 주머니를 배부르게 늘리고 있다.

 


YouTube, '씨리얼'

 

윤혜경 기자 heak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