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강남역 살인사건'에 묻힌 중요한 이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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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지난 한 주간 강남역 근처 노래방 화장실에서 살해된 A씨(23·여)의 사건이 우리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A씨가 사망한 다음 날인 18일부터는 강남역 10번 출구에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들이 붙기 시작했고, 이는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퍼져나갔다.

 

일부 남성과 여성이 '여성 혐오', '남성 혐오'라는 양 극단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우리 사회가 약자에 안전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큰 메시지에 대해 모든 국민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의 이목이 강남역으로 쏠려있는 동안 중요한 정치, 경제, 사회적인 중요한 이슈들이 공론화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 것도 사실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여론에서 사라진, 그렇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사건들을 알아보자.

 

1. 김무성 전 비서 금품수수로 징역 1년 6월

 


연합뉴스

 

지난 24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비공식 비서 차모씨(39)가 수사 무마 등 명목으로 하수관거 공사업체 대표 임모씨(50)에게 1억 3천여만 원의 뇌물을 받아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차씨는 임씨로부터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1억 3,055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차씨는 2013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김 전 대표의 비공식 보좌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 공정거래위원회 '마트 가격 통제법' 추진

 


연합뉴스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업체들이 제조사가 정한 가격보다 할인 판매를 할 수 없게 하는 심사지침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제조회사에 대한 유통업체의 가격 후려치기를 막을 수 있는 지침으로 보이지만, 대형 제조회사와 일부 제조회사들이 가격을 담합해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

 

게다가 공정거래법에서는 해당 지침에 대해 '위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상위법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그동안 '단통법', '책통법', '맥통법' 등 정부의 졸속 행정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서민들이어서 조금 더 꼼꼼하고 실효성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3. '물량 밀어내기' 갑질 남양유업 과징금 124억에서 5억으로 줄어

 


연합뉴스

 

우리 사회에 '갑질'이라는 말을 시작하게 한 '물량 밀어내기' 논란의 남양유업에 대한 과징금이 당초 124억 원에서 119억 원 줄어든 5억 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확정한 남양유업에 대한 과징금 중 119억 6,400만 원을 취소하는 판결에 따라 5억 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법원이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떠넘긴) 26개 품목 전부를 전체 대리점에 강매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입증할 근거도 부족하다"는 판결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의 이와 같은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야기한 남양유업에 대한 과징금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4. 성추행혐의 청와대 비서관 윤창중 공소시효 만료

 


연합뉴스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방문한 미국에서 재미교포 인턴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미국 내 공소시효가 지난 7일로 종료됐으나 우리나라에는 23일이 되어야 알려졌다.

 

당시 여성 인턴은 윤 전 대변인이 자신을 호텔 방으로 불러 알몸 차림으로 맞이하고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워싱턴D.C.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워싱턴D.C. 검찰이 기소 동의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룬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윤 전 대변인의 혐의인 성추행은 지역 법률에 따르면 공소시효 기간은 3년이다.

 

5. '세월호 증선' 대가 뇌물 받은 공무원 '무죄'

 


연합뉴스

 

지난 24일 대법원이 세월호 증선 인가의 대가로 뇌물을 받아 챙긴 전 인천해양항만청 선원해사안전과장 박모씨(61)와 인천항만청 팀장 김모씨(61),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김한식(74) 청해진해운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7천만 원, 징역 2년에 벌금 2,500만 원을 선고받고 김 대표도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2심은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서 피고인이 압박감을 느껴 허위 자백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에 따른 범죄 증명 부족으로 이들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기소된 나머지 피고인들도 형량을 낮춰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선고유예를 결정해, 기소된 8명 중 실형이 선고된 인물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6. 옥시, 자사 제품이 '폐 섬유화' 알고도 연구 용역 중단 

 


연합뉴스

 

지난 22일 옥시가 자사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폐와 간이 망가지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 인증 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지난 2012년 5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할 경우 폐와 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보고했지만 옥시 측이 용역계약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옥시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