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아버지 살해한 남매 "유치장 밥이 바깥 음식보다 맛있다"


연합뉴스

 

어버이날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남매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도 유치장 안에서는 동료 피의자와 대화하며 웃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찰이 극비리에 실시한 현장검증에서 아버지가 숨겨놓은 통장과 집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1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비공개로 진행한 현장검증에서 아버지 A(76)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딸 B(47)씨와 아들 C(43)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대신 현장검증 과정에서 경찰의 추가 수색으로 아버지가 소파 밑에 숨겨놓은 통장과 집문서 등을 발견했다.

 

이 장면을 보고 B씨 남매는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남매는 경찰 유치장 안에서 함께 수감된 동료 피의자들에게 "경찰이 우리의 돈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주장을 한 것으로 미뤄 현장검증에서 화를 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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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친척 등 주변인들에게 B씨 남매가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진술이 나와 재산을 노린 범행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B씨 남매는 또 "사식을 사 먹겠다"며 경찰에게 자신들 명의로 저금한 320만원을 찾아달라고 요구해, 경찰이 돈을 찾아다 주기도 했다.

 

유치장에서 아들 C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화를 내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면서도, 유치장에 수감되면 함께 갇힌 다른 범죄자와 대화하고 웃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음식이 제공되면 "유치장 밥이 바깥에서 먹는 음식보다 낫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아들은 "배는 고픈데 먹을 것이 없어 김을 물에 불려 먹기도 했다"며 "이곳은 밥이 잘 나와 밖에 있는 것보다 좋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밖에서 이렇게 잘 먹었다면 '이명(耳鳴)'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약을 수백 알 먹고 자살시도를 했다"고 언급, 이에 대해 경찰이 질문하기도 했지만, 화만 내고 진술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남매가 입을 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증거감식 결과 등이 나오면 오는 17일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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