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가대표 선발규정 때문에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대한체육회와 만나기로 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체육회 조영호 사무총장은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태환 측에서 면담 요청을 해 25일 오전 10시 체육회 사무총장실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팀GMP 관계자도 "오늘 체육회로부터 면담 요청에 대한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태환 측은 최근 대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과 관련한 체육회의 최종 입장을 물었다.
지난 10일에는 대한체육회의 김정행·강영중 공동 회장에게 면담도 요청했다.
팀GMP 관계자에 따르면 강영중 회장 쪽은 업무 분장을 이유로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김정행 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김정행 회장 측은 박태환 쪽의 요청을 받아들여 11일 오후 '오는 18일에 면담을 하자'고 했다가 하루 뒤 회장 일정 등을 이유로 25일로 날짜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측은 이번 면담에 박태환 본인과 일부 가족이 동행하겠다고 체육회에 알렸다. 체육회에서는 김정행 회장을 대신해 조영호 사무총장이 면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지난 3월 2일까지 18개월 동안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FINA 징계에서 풀린 박태환은 지난달 열린 리우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등 네 종목에 출전해 모두 FINA가 정한 리우 올림픽 A기준기록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그럼에도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리우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대한수영연맹관리위원회는 11일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경영 국가대표 후보 22명(남자 11명, 여자 11명)을 선발하며 박태환을 제외했다.
게다가 같은 날 열린 대한체육회 제1차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는 박태환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체육회 규정을 개정하려면 먼저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뜻을 모은 뒤 스포츠공정위원회, 이사회에서 차례로 심의해야 한다.
이에 앞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달 6일 "법률의 형평성을 위한 일반적인 법 원칙에 따라 특정인을 위한 규정 개정은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 국가대표 선발규정 개정에 대한 요청이 있더라도 이 판단이 번복될 여지는 없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면담이 성사되긴 했지만, 박태환 측에서는 체육회의 입장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은 박태환 측과 체육회는 입장차만 확인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박태환은 체육회 규정이 이중처벌이라는 주장도 있는 만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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