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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학자들이 권장하는 시간 이상으로 가정에서 공부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박현선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12일 펴낸 '제11차 아동복지포럼' 자료집에 실은 논문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전국의 초·중·고교생 설문 결과를 토대로 학습·수면·운동 시간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등학생의 63.5%가 교육학자들이 권장하는 1일 공부시간을 넘겨 가정에서 '과다'하게 숙제 등 학습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의 가정 내 공부시간 역시 권장시간과 비교해 '과다'가 41.0%로 가장 많았고, 33.5%는 '과소', 25.5%는 '적정'으로 나타났다.
고교생은 '과다'(48.4%), '적정'(32.3%), '과소'(19.3%) 등 순이었다.
권장 공부시간은 국외 교육학자들이 권장하는 학습시간 기준에 사교육이 일반화한 한국 현실을 반영해 정한 것이다. 초등학생 30∼120분, 중학생 60∼150분, 고등학생 90∼180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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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나치게 많은 숙제와 학습은 학습의 긍정적인 효과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 등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수면·운동 부족 실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수면시간은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8시간19분, 중학생이 7시간35분, 고교생이 6시간27분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수면재단(NSF)과 미국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가 권장한 수면시간인 초등생 9∼12시간, 중고생 8∼10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것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모든 연령에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운동을 권장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초등생의 63.1%, 중학생의 76.5%, 고교생의 82.3%가 이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과도한 학업과 입시준비로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적정 수준의 운동을 하지 못하면 신체·정신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이달 17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제11차 아동복지포럼'에서 아동생활 실태를 담은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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