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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를 결혼시키면서 평균 약 1억3천만 원을 지출했고, 이로 인해 노후 자금의 절반 이상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12일 발표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 노후' 보고서에 따르면 1천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는 총 결혼비용으로 평균 1억2천506만 원(평균 자녀 수 2.2명)을 지원했다.
자녀 1인당 평균 결혼자금 지원액은 아들은 9천400만 원이었고, 딸은 4천200만 원이었다. 아들의 결혼 지원금이 딸의 2배를 훨씬 넘었다.
부모는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대부분 '예·적금'(93%·복수응답 허용)을활용했으며, 퇴직금 사용(11%), 개인연금·보험 해약(5%), 거주주택 처분(5%) 등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자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빚을 내는 경우도 12%나 됐으며 미혼자녀를 둔 부모도 23%가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자녀 결혼자금을 도와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게 사용된 자녀 결혼비용은 부모가 모은 노후 자금의 55%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자녀 결혼에 노후 자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75%는 '자녀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간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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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인식에서는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보다 보수적이었다.
부모 67%는 결혼을 '신랑·신부 두 사람보다는 집안 간 혼사'로 봤으며, '자녀의 결혼은 부모가 치러야 할 숙제'로 보는 비중도 71%나 됐다.
또 자녀 결혼비용 지원에 대해서도 부모 세대는 5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자녀 세대는 28%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결혼비용 분담도 부모 세대는 '신혼집은 신랑, 혼수는 신부가 장만해야 한다'는 답변이 30%였지만 자녀 세대는 14%에 불과했다.
예물 및 예단 교환도 부모 세대는 30%가 '남들만큼 주고받아야 한다'고 답했으나, 자녀 세대는 16%에 불과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60대 부모는 과거보다 노후 기간이 2∼3배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자녀 결혼비용 지원과 규모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