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승객들 '호갱' 취급하는 아시아나항공이 욕먹는 진짜 이유

연합뉴스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예고 없이 '기내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해외 노선 이코노미클래스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던 생수는 물론이고 비빔밥 메뉴와 함께 제공되던 김치가 사라지는 등 서비스가 축소됐다.  

 

이를 두고 아시아나항공을 즐겨 찾던 소비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김치' 만의 문제가 아니라 크고 작은 서비스 축소가 반복된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장시간 비행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 중 하나가 '기내 서비스'인데 그동안 제공되던 서비스가 사전 설명도 없이 조금씩 축소될 때마다 왠지 모르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시아나가 기내서비스를 없애는 이유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올해 1·4분기에도 실적악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3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15%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선, 단거리 노선에 주력하던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저가항공사의 '가격 공세'에 밀려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저가항공사들은 영업이익이 20~30%씩 성장했다.

 

경쟁사 대한항공은 '땅콩 항공'이라는 별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국적기' 타이틀을 유지하며 건재하다. 그에 반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저가항공사 사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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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대한항공의 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제선 이용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포지션은 대한항공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보다 저렴한 가격 전략에 있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선과 단거리 노선에 주력한다는 '잘못된 전략'을 세운 것이다. 

 

대한항공과 저가항공사에 맞서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데 오히려 '악수'를 두고 있다. 수익이 나오는 국제선에서 사소한 서비스들을 줄여 고정 이용객들의 '빈정'을 상하게 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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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이용객들에게 대한항공보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만족도를 주는 항공사로 인식돼 왔다.  

 

장시간 여행인 만큼 저가항공사보다는 프리미엄 국적기를 이용하고 싶고 대한항공 여객기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였던 셈이다. 

 

그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타는 고객은 쉽게 비행기를 갈아타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아시아나항공이 단골 손님들을 '호갱' 취급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다.

 

위기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이 이대로 무너지는 수순을 밟게 되지는 않을까 오랜 단골 승객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악수를 반복할지 이번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극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