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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월 정부가 걷은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조8천억원 많은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5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1∼3월 국세수입은 64조원으로 작년 1∼3월의 50조2천억원보다 13조8천억원 늘었다.
정부가 한 해 동안 걷기로 한 목표 금액 가운데 실제로 걷은 세금의 비율인 세수진도율은 28.7%로 5.4%포인트 상승했다.
애초 목표로 삼은 세수(222조9천억원)의 30%가량을 1분기에 거둔 셈이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세수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소비가 증가했던 작년 4분기의 흐름이 올해 1분기 세금 납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원천 징수되는 근로소득세 외에는 보통 2∼3개월 전에 있었던 경제 활동이 시차를 두고 세수에 반영된다.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좋아져 올해 3월 들어온 법인세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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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수입을 세목별로 따져보면 부가세 수입이 1∼3월 14조8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조5천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인하해주고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할인 행사를 하면서 작년 4분기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3월 한 달만 따져보면 부가세는 수출기업들에 대한 환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3천억원 감소했다.
소득세 수입은 1∼3월 27조3천억원으로 3조6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부동산 거래로 발생한 양도소득세 납부가 이어지고 근로자들의 명목임금이 상승한 영향으로 기재부는 분석했다.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이후 두 달 뒤까지 납부할 수 있으며 분납도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 세금이 들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34조2천억원 걷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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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월 법인세가 1년 전보다 2조1천억원 더 걷혔다.
3월에 법인세를 신고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12월 결산법인의 세전 순이익이 2014년 53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63조4천억원으로 18.7% 늘어나는 등 기업들의 작년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대기업의 경우 법인세를 분납하기 때문에 4월 법인세도 작년 같은 달보다 많이 걷혔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증권거래세 등이 포함된 기타 세수(32조9천억원)는 1조6천억원 늘었다.
국세수입이 늘었지만, 재정수지는 계속 적자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연초에 재정 지출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어서다.
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순수한 재정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으로 1∼3월 23조4천억원 적자가 났다.
세금과 기금 수입 등을 합친 정부 총수입은 103조4천억원인데 총지출은 117조5천억원이라 통합재정수지는 14조1천억원 적자였다. 국세 수입이 늘어 작년 1∼3월보다는 적자 폭이 2조1천억원 줄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74조9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조4천억원 늘었다.
올해 1분기 세수가 괜찮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내외 불안 요인으로 인해 호조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김 과장은 "세입 여건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미국 성장세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경기 동향과 세입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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