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유서쓰고 죽어라" 아픈 어린 딸 학대한 비정한 엄마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원도 내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A(13)양과 B(12)양 자매는 친엄마 C(44)씨가 두려웠다.

 

수년간 이어진 엄마의 정서적·신체적 학대는 자매의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했다.

 

폐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을 앓고 있던 동생 B양에 대한 엄마의 학대는 도를 넘었다.

 

2012년 겨울이었다.

 

질병 치료를 위해 병원비가 많이 나오자 엄마는 B양에게 "너 그냥 죽어라. 유서 써놔라"며 정서적 학대를 했다.

 

숨을 잘 쉬지도 못하는 B양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엄마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그해 여름. 엄마는 B양이 자신의 수첩을 만졌다고 의심했다.

 

엄마는 잠을 자고 있던 딸을 깨워 종이 몽둥이로 머리와 어깨, 허벅지 등을 때렸다.

 

수건으로 B양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엄마는 B양의 머리카락을 잡고 베란다로 끌고 가 "너 그냥 떨어져서 죽어라"라고 말했다.

 

베란다 밖으로 떨어뜨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했다.

 

공포에 시달린 B양은 속으로 울음을 삼켜야 했다.

 

2010∼2011년 여름. 엄마는 B양이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쟤 버리고 와라"고 하고, 이 말을 들은 남편은 딸을 인근 하천으로 데리고 가 정서적 학대를 했다.

 

큰 딸인 A양도 2008년 8월 동생의 분유를 몰래 먹었다고 의심한 엄마로부터 수차례 매질을 당해야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엄마는 친딸 둘을 학교에도 잘 보내지 않았다.

 

당시 5학년이던 큰딸 A양은 2012년 6월부터 10월까지 68일간, 당시 4학년 작은딸 B양도 59일간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에 보내지 않아 방임했다.

 

엄마의 자녀 학대는 아동보호기관 등에 의해 발견됐다.

 

결국, 엄마는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엄마 C 씨는 "학대 행위는 아동보호기관 직원의 강요로 이뤄진 것이고,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은 다른 사람이 아이들을 협박했기 때문"이라며 항소했다.

 

검찰도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제1형사부(마성영 부장판사)는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친자녀들을 장기간 학대하고 그 정도가 심하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아동보호기관의 직원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한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2008년 8월 큰딸을 때린 아동복지법 위반 행위는 공소시효가 완성됐을 때 해당해 면소를 선고했다.

 

친엄마에게 수년간 정서적·신체적 학대 피해를 겪은 초등생 자매는 아동보호기관에서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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