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3일(월)

[인터뷰] 케이윌 첫 뮤지컬 도전작은 '노트르담 드 파리'


사진제공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래만으로도, 연기만으로도, 춤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데 뮤지컬은 이 셋을 다 하는 거잖아요. '감동의 집약체'라고 할까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두근두근'했죠."

 

오는 6월 개막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주인공 '콰지모도' 역으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하는 가수 케이윌(35)은 2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뮤지컬에 굉장한 매력을 느껴서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가 낳은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두고 각기 다른 방식의 사랑을 하는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와 근위대장 페뷔스, 성직자 프롤로 등의 이야기를 그린다.

 

케이윌은 2007년 가수 데뷔 직후 오디션을 보러 다닐 정도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우연히 집어 든 신문에 난 오디션 공고를 보고 '운명이다' 싶었다고 한다. 

 

당시 이런저런 이유로 출연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뮤지컬과의 인연은 그 이후에도 이어졌다. 가수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뮤지컬 출연 제의가 잇따랐다. 바쁜 일정 등으로 지금까지도 성사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10월 그야말로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내한공연 중이던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의 콰지모도 맷 로랑이 케이윌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프랑스 프로듀서가 케이윌의 목소리를 듣고는 콰지모도 역에 적격이라며 즉석에서 출연 제의를 한 것이다. 

 

이후 네댓새 만에 오디션이 이뤄지고, 연말 출연이 확정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예전에 처음 뮤지컬 오디션을 봤을 때 준비한 노래를 다 하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이번에 자양분이 됐어요. 갑작스러운 오디션이었고, 준비 기간도 짧았지만 정말 많이 준비했고 1시간 30분 동안 다 보여 드렸죠. 결과를 떠나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이 좋았고, 오디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제공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출연이 확정된 뒤 케이윌은 혼자서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을 몇 번씩 관람하고 공연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며 연습하다가 지난달 초부터 음악감독과 함께 본격적인 개별 연습에 돌입했다. 내주에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전체 연습이 시작된다. 

 

케이윌은 탁월한 가창력과 함께 미성에서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다양한 음색을 지닌 가수로 손꼽히지만, 목소리는 허스키하면서도 고음역을 소화해야 하는 콰지모도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콰지모도는 음역의 폭이 넓은 곡이 워낙 많아 어렵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 때문에 각오는 하고 있었어요. 콰지모도는 소리가 거친데 제게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이 저를 대표하는 소리는 아니어서 어떻게 표현할지 계속 연구 중입니다. 처음에는 목소리에 대한 부담감이 컸는데, 제작진이 콰지모도는 거친 목소리보다 캐릭터의 순수함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셔서 용기를 내고 있어요."

 

무엇보다 '연기'가 그에게는 가장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극이 진행되는 '송스루 뮤지컬'이라는 점이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겠지만, 가수로 무대에 설 때와는 노래에 접근하는 방식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연습을 해보니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의 입장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가장 어렵더군요. 가수는 가사나 노래 콘셉트가 주어지면 노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에 대입해 부르는데, 뮤지컬은 캐릭터가 처한 시대와 생각,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부터 차이가 났죠. 여러 가지로 고민하면서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쉽지는 않지만, 재미는 있답니다."

 

케이윌과 함께 이번에 콰지모도 역을 맡은 배우는 뮤지컬계의 스타인 홍광호와 2007년 한국어 초연 때부터 이 작품에 출연해온 베테랑 문종원이다. 뮤지컬 '신인'으로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지만, 케이윌이 느끼는 부담은 사실 다른 데 있다. 

 

"두 분과 함께하게 된 것은 부담이라기보다 제겐 많이 배울 기회예요. 지금 가진 부담은 콘서트는 제가 책임지면 되지만, 뮤지컬은 그게 아니라는 점에 있어요. 제게는 첫 뮤지컬이고 워낙 대작이어서 더 그렇지요."

 

그에게 뮤지컬 도전은 단순히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 이상의 것인듯했다.

 

"한번 하고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아니에요. 계속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제 삶에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기대되고 설렙니다. 열심히 해서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공연은 6월 17일∼8월 2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관람료는 6만∼14만원. 문의 ☎ 02-541-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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