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시 공무원은 단돈 1천원만 받아도 직무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하도록 한 이른바 '박원순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 송파구 박모 국장이 송파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박 국장은 지난해 2월 건설업체 임원에게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2014년 5월에는 다른 업체 직원에게 12만원 상당의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받았다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에 적발됐다.
송파구는 서울시 인사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따라 지난해 7월 박 국장을 해임했다. 박원순법으로 불리는 징계규칙을 적용한 첫 사례였다. 박 국장은 소청을 제기해 제재 수위를 '강등'으로 감경받았지만 이마저도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다.
박 국장은 1심부터 내리 승소했다.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거나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처분"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법원은 ▲ 금품을 적극 요구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받은 점 ▲ 금품을 받은 대가로 부정한 행위를 하지는 않은 점 ▲ 서울시 소속 공무원이 수동적으로 100만원 미만 금품·향응을 받아 강등된 사례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100만원 미만인 수동적 금품·향응 수수는 '감봉 이상'으로 규정한 송파구 징계규칙에 비춰봐도 지나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송파구는 서울시에 경징계 의결을 요청했다. 해임은 감봉보다 3단계 무거운 중징계다.
1심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징계처분 효력정지 신청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박 국장은 확정판결 이전 업무에 복귀했다.
서울시는 2014년 당시 제정작업 중이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을 먼저 시행한다며 징계규칙과 행동강령을 손질했다.
100만원 미만을 받았더라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면 해임 이상 징계가 가능해 "김영란법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9월 시행되는 김영란법은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미만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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