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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시간이 지날수록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빈도는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의식 수준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25일 고용노동부는 올해 1분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1,3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3% 높아졌다고 밝혔다.
직장인 가운데 육아휴직을 신청한 사람은 2만 1,259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6.5%를 돌파해 4.5%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가 증가한 것이다.
언뜻 수치가 낮아 보이지만, 2010년에는 2%가 채 안 됐다는 점을 비춰보면 상당한 증가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수치가 증가하는데도 '회사는 안중에도 없는 또라이',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등의 수군거림을 받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편이 육아휴직 냈다가 한동안 과도한 업무를 부여받았다"거나 "육아휴직을 쓸 바에야 차라리 사직서를 내라는 얘기도 들었다"라는 등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수서동에 위치한 의류제조업체에 다니는 A씨(30, 남)는 "다가오는 7월 임신한 아내가 아이를 출산하면 바로 육아휴직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사에게 욕도 먹으면서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얻어냈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지원하는 '아빠의 달' 제도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빠의 달은 부부가 같은 자녀를 위해 육아휴직을 순차적으로 사용할 경우 두 번째로 사용하는 사람의 석 달 치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의 수혜를 입은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분기 212명에서 올해 1분기 529명으로 급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수요조사 등을 통해 제도를 개선한 뒤 남성 육아휴직은 물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근무시간을 단축해 육아에 활용하는 제도)도 널리 확산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