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8일(수)

34년 전 오늘 마을주민 56명 살해한 순경 (사진)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영 기자 = 34년 전 오늘(26일) 산골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한 순경이 있었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 궁류지서에서 근무하던 우범곤 순경은 1982년 4월 26일 근방 네 개 마을 주민 62명을 죽이고 33명의 부상자를 낳은 희대의 살인마로 기억되고 있다.

 

우 순경이 이 같은 범행을 벌이게 된 도화선은 다름 아닌 파리 한 마리였다.

 

26일 낮 12시쯤 집에서 점심을 먹은 우 순경은 잠을 청했고 이때 우 순경의 몸에 파리가 앉는다.

 

이를 본 동거녀는 파리를 잡기 위해 그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내리쳤고 화들짝 잠이 깬 우 순경은 심하게 화를 낸 후 나가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고 돌아온 우 순경은 동거녀와 가족들을 폭행했고 이에 동거녀의 친척 아들은 궁류지서로 돌아간 우 순경을 찾아가 항의한다.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통곡하는 모습 / 연합뉴스

 

동거녀 친척 아들의 항의에 폭발한 우 순경은 무기고로 달려가 총 2자루와 실탄 180발 등을 꺼내 손에 쥔다.

 

총을 얻은 그는 마을의 통신을 차단하기 위해 궁류 우체국 직원 3명을 살해한 후 거리 행인에게 총을 쏘며 무차별 살해를 자행한다.

 

그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은 다음 날인 27일 새벽까지 계속됐고 평촌리 마을 인가에 수류탄 2발을 터뜨려 인질들과 함께 자살하며 끝이 난다. 

 

주민 학살극이 벌어지는 동안 당시 담당 경찰 3명 중 2명은 온천여행을 떠난 상태였으며 1명은 비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 순경 사건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이 도리어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악마의 밤' 사건으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한편 우 순경은 궁류지서에 좌천되기 전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많은 의혹을 낳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ji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