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스페셜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소방관의 열악한 업무 환경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소방관들이 늘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자살이 늘고 있는 소방관들의 힘든 삶을 다룬 '슈퍼맨의 비애' 편이 그려졌다.
지난 2월 김영석 소방관은 27년 동안 몸담았던 소방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로 소방관이 자살한 것이다.
김씨가 마지막으로 작성한 업무일지에는 "사랑하는 동료들, 가족들 미안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가 적혀 있었다.
이 짧은 한마디에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의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하다.
동료들은 김씨가 여느 소방관보다 의욕적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말한다.
김씨의 한 동료 소방관은 "심적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 같다"며 "구조를 해야하는 사람들도 때로는 구조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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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 따르면 1300도 뜨거운 불길 속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관들의 40%가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70% 이상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트라우마는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인 상처로 당시 불안과 공포, 참혹했던 기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치료 받을 수가 없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또한 소방관 1명당 국민 1,300명을 담당하는 현실에서 소방관들의 자살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5년 동안 41명의 소방관들이 자살했다는 통계와 소방관의 평균 수명이 58.8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업무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대해 정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처우 개선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