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육군 훈련소 공식 홈페이지
병사들에게 수시로 욕설과 폭행을 한 헌병대 수사관의 행동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5일 인권위는 대전의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김모(53) 헌병대 수사관을 상대로 부사관 A(45)씨가 제기한 진정을 받아들여 소속 헌병대장에게 김 수사관을 주의 조치하고 헌병대 모든 간부에게 인권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김 수사관은 지난해 1∼9월 사이 아무 이유 없이 병사의 뒤통수를 때리고 점호 때 바닥에 물이 고였다는 이유로 한 병사에게 "네가 핥아"라고 지시했으며, 또 다른 병사들에게는 "방위 새끼" 등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수사관은 인권위에 "꿀밤을 몇 대 때리거나 '임마, 점마' 등 표현을 사용했을 뿐 폭언·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인권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권위는 김 수사관이 군인은 어떤 경우에도 구타·폭언 등 사적제재를 해선 안 된다는 군인복무규율과 국방부 훈령 등을 위반했으며 헌법에 명시된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 병사들의 소대장인 A씨는 김 수사관이 병사들을 괴롭히는 것을 목격하고 병사들의 고충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내용이 확인됨에 따라 이를 상관에게 보고했다.
헌병대장이 이 보고를 받아들여 전 간부를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한 이후에도 김 수사관의 행동에 변화가 없자 A씨는 올해 초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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