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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올해 스무살을 맞은 세월호 사고 생존학생들 일부가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13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등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직후 심리 치료를 시작한 70여명의 학생 중 60여명이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센터로부터 전화나 대면상담 등 개별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학생은 일주일이나 한달 주기로 병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는다.
초기부터 학생들을 치료한 윤호경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여명의 학생이 아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 증상 등으로 주기적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존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시작하기 전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나 악성댓글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보니 우려했던 것만큼 편견은 없었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윤교수는 주변의 '적절한 관심'이 이들을 치유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일부러 당사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게 대우하는 행동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후유증을 치유해야한다는 것이 윤교수의 생각이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