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길이 50㎝가량의 나무주걱을 이용해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5살 딸을 때려 혼수상태에 빠트린 '나쁜 엄마'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식당일을 하는 A(28·여)씨는 종교적인 문제로 결혼 4년 만인 2014년 9월 남편과 이혼한 뒤 5살과 3살인 두 딸을 홀로 키웠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자주 스트레스를 받았고 두 딸을 때리는 것으로 쌓은 화를 풀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연립주택에 살던 2014년 9월. A씨는 길이 45㎝짜리 나무주걱으로 큰딸의 발을 10차례 때렸다. 떼를 쓰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매번 때리는 이유만 달라졌을 뿐 훈육으로 시작한 폭력의 강도는 점차 세졌다.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의 색연필을 몰래 가져왔다는 이유로 큰 딸을 때렸고, 바지에 오줌을 싸고도 "물이 묻은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또 매를 들었다.
엄마의 매질이 반복되면서 5살 큰딸에게는 그리 크지 않은 나무주걱이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둔기로 다가왔다.
발바닥, 손바닥을 주로 맞다가 나중에 머리, 엉덩이, 가슴, 옆구리, 허벅지, 팔 등 온몸으로 엄마의 '폭력적인 훈육'을 감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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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육아를 감당할 수 없었던 A씨는 지난해 4월 중순 같은 종교단체에서 만난 교인 B(38·여)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같은 종교를 믿는 데다 두 딸의 양육을 도와준다는 말에 인천 서구에 한 아파트를 얻었다.
이들 외에도 같은 종교단체 교인 몇 명도 아파트에서 함께 살면서 '공동생활'을 했다.
공동생활을 시작한 이후 큰딸에게 무서운 존재가 한 명 더 늘었다. 딸을 돌봐준다던 B씨였다.
교인 B씨는 지난해 5월 전기 주전자로 끓인 뜨거운 물을 A씨 큰딸의 양쪽 허벅지에 부었다. 역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엄마 A씨는 2도 화상을 입은 큰 딸에게 약국에서 사 온 연고만 발라주고 정작 병원에는 데려가지 않았다.
큰딸을 향한 엄마의 학대도 멈추질 않았다. 같은 해 5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학대로 결국 큰딸은 뇌출혈로 인한 경련과 발작을 일으켰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3살배기 둘째 딸도 비슷한 시기 엄마로부터 효자손으로 여러 번에 걸쳐 맞아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중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A씨의 큰딸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10일 "피고인들은 따뜻한 양육과 보호가 필요한 피해자들을 학대했고 큰딸은 생명이 위험할 정도였다"며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잘못을 은폐하려 해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법원은 1월 "적절하게 친권을 행사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A씨에게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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