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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영현 기자 =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던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5679서울도시철도노조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 김모(51)씨는 전날 새벽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공황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장애를 앓고 있었다.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던 김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 3일 상사에게 전화통화로 우울증 및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도시철도 기관사가 정신건강 문제로 자살한 건 2003년 이후 이번이 아홉 번째이다.
노조는 "1인 승무제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 지하터널 구간인 5~8호선의 전동차를 혼자 운영하고 있어 기관사들은 높은 긴장감이 요구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두운 지하 터널 속을 좁은 기관실에서 하루 종일 혼자 근무하다 보니 일반인에 비해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는 기관사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과 힐링센터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2인 승무제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인으로 승무체제를 바꾼다면 1,000억원 이상의 예산 소요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공공운수노조는 "김씨가 목숨을 끊기 전 우울증 및 공황장애를 호소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며 "기관사들의 죽음이 이어지지 않으려면 '2인 승무제' 도입을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영현 기자 youngh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