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Wall Street Journal, (우) 남부수단 국민투표위원회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한표 한표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후보들은 투표용지에 어떻게 해서라도 더 부각되기를 원하는데 한국은 번호순 말고는 딱히 그럴 방도가 없다. 한국의 투표용지는 긴 세로 형태의 하얀색 종이에 기호와 소속 정당, 이름만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나라의 투표용지 형태가 똑같지는 않다. 문맹률이 높은 나라는 '그림'을 동원하기도 한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세계의 이색 투표 용지 5가지를 소개한다.
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얼굴' 새겨진 투표용지
남아프리카공화국 투표용지 / capetowndailyphoto
남아공의 투표용지는 무려 '컬러'인 데다가 후보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삽입돼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데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다 더 환하게 웃는 이에게 투표하게 될 것 같다.
다만 컬러 잉크 때문에 선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고 한다.
2. 남부수단의 '분리독립' 투표용지
남부수단 투표용지 / 남부수단 국민투표위원회
이 사진은 인물을 뽑는 사진은 아니고 2011년 2월 남부수단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에 사용된 투표용지다.
두 손을 맞잡은 위 사진은 분리 없이 하나의 나라로 함께 가자는 의미고 손 하나만 나와 있는 밑 사진은 분리독립을 찬성한다는 의미다.
남부수단은 국민들의 문맹률이 무려 85%에 달해 '글씨'만 있으면 이해하지 못한다.
3. 인도의 '높은 문맹률'과 '많은 정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표용지와 전자투표기
인도의 전자투표기 / Wall Street Journal
마치 아이들이 하는 그림 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인도의 투표용지에는 정당의 상징 마크가 그려져 있다.
이는 수단처럼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고안된 방법이다.
또 인도는 특이하게 '전자투표기'도 함께 도입돼 있다. 그 이유는 정당의 수가 무려 1400여개나 되기 때문이다.
4. 터키와 아일랜드의 '조금 더 확신이 깃든 선택'을 위한 투표용지
좌측이 터키 투표용지이고 우측이 아일랜드 투표용지 / (좌) voakorea (우) Wikipedia
터기와 아일랜드의 투표용지에는 옷을 말끔히 차려입은 후보자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다만 남아공처럼 문맹률이 높아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조금 더 확신을 갖고 투표하고 싶다는 요구를 계속하면서 후보자의 사진을 넣게 됐다.
5. 일본과 호주의 '직접 글로 쓰는' 투표용지
좌측은 일본의 '직접 연필로 쓰는 투표용지'고 우측은 호주의 투표 용지다. / (좌) idea.int, (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본과 호주는 '기표'하는 투표 형태가 아니라 '글로 직접 쓰는' 방법으로 기표한다.
특히 일본은 후보자의 이름 가운데 철자가 하나만이라도 어긋나거나 고쳐 쓰면 '무효표'가 된다.
이 때문에 간혹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복잡하게 섞여 있는 이름의 경우 무효표가 속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jun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