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8억원' 어뢰 찾아온 어민에게 500만원과 중고 제품 준 기업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분실한 군 장비를 찾아준 민간인에게 군과 민간 업체는 얼마를 보상해줘야 할까?

 

29일 대구지법 영덕지원은 유실된 군 어뢰를 찾아준 민간인 박모씨(55)에게 대우조선해양이 3,270만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4년 8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해군 군수사령부로부터 김좌진함 시험훈련에 사용하던 어뢰를 훈련 도중 분실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어뢰가 북쪽으로 흘러가 군사기밀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거제도 인근 바다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어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해 9월 폐장한 해수욕장을 청소하기 위해 바다로 나갔던 박씨가 물 위로 떠오른 어뢰를 발견해 해안가로 끌고 와 군 당국에 신고했다.

 

군은 800kg이 넘는 어뢰를 크레인을 동원해 수거해갔고,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현금 500만원과 중고 TV 5대, 중고 에어컨 5대를 박씨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해군과 해당 어뢰에 대한 보상가로 8억원 정도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상태였다.

 

어뢰에 대한 보상이 터무니없다고 판단한 박씨는 물건가액의 5~20%를 보상금으로 주도록 규정한 유실물법을 근거로 "어뢰 원가 8억 2천만원의 20%인 1억 5,800만원을 달라"며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어뢰가 시험용인 점을 고려해 어뢰의 값어치를 원가의 40%로 산정하고 보상액을 결정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물건을 되찾게 된 사람이 유실물 회수로 면하게 된 손해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결정해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어뢰가액의 10%인 3,272만원을 보상하돼, 이미 지급한 500만원을 뺀 2,772만원을 박씨에게 지급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