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내 딸이 남자?" 국가 실수 개인에게 책임지라는 정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

 

[인사이트] 전소영 기자 = 평생을 호적상 남자로 살아온 것도 억울한데 그 책임까지 고스란히 안고 가라는 정부의 적반하장 태도에 한 가족이 울분을 토로했다.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행정기관의 실수로 28년을 남자로 살아온 20대 여성 김모 씨의 아버지가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에 살고 있는 김씨는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급받은 가족관계증명서에 자신의 성별이 남자로 돼 있었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그동안 주민등록초본·등본 등에는 별도의 성별 표시가 없었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여성을 의미하는 2로 시작돼 이 같은 사실을 알 길이 없었다.

 

이에 김씨의 아버지가 부리나케 담당 구청에 찾아가 정정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누구의 잘못인지 증명할 길이 없으니 법원에 가서 판결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무성의한 답변뿐이었다.

 

그는 "성별 정정을 위해서는 산부인과의 성별감정서가 필요한데 요즘 트랜스젠더들이 많아 혹시 이후 잘못될 상황을 우려해 모든 병원이 꺼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공단에도 자문을 구해봤지만 자기들이 돈이 안 되는 건지 어쩐 건지 피하기 바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김씨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것은 "왜 이제야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봤느냐"는 '적반하장'식의 구청 직원들의 무책임한 태도다.

 

마지막으로 김씨의 아버지는 "모든 피해를 피해자인 우리에게 미루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전했다.

 

전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