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덕진경찰서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사랑하는 내 딸 윤희야! 너무 보고 싶다. 살아서 꼭 한번 만나길 빈다"
28일 이윤희씨의 아버지 이동세(78)씨는 "이미 너무 많이 지난 사건이지만 꼭 좀 도와주십쇼"라며 딸의 실종 사건을 인사이트에 제보했다.
지난 2006년 6월 6일 새벽 2시쯤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이윤희씨는 종강모임을 다녀온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당시 살던 원룸으로 귀가했던 이윤희씨가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켜고 포털사이트에 검색한 것은 '112'와 '성추행'이었다.
사진 제공 = 이윤희 실종사건 공식 카페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8일 이씨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이를 수상히 여긴 친구들이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녀의 원룸은 잠겨 있었고, 그녀가 외출할 때마다 묶어놓았던 강아지는 풀려 있었다. 이씨가 외출하려던 흔적은 집안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씨가 사라지고 3일 뒤 실종신고가 접수되었고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어떤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씨의 부모 역시 애타는 마음으로 전국을 돌며 전단지를 뿌렸고 현상금 1억원도 내걸었으나 어디서도 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이윤희씨의 아버지 / 연합뉴스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이윤희씨는 평생 동물들을 돌보기를 꿈꾸던 야무진 학생이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사라지자 그녀의 엄마와 아빠는 애가 타지만 속수무책으로 딸의 소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의심가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씨가 실종되기 며칠 전 날치기를 당했다는 사실과 평소 이씨를 병적으로 쫓아다니던 남성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이씨는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소매치기 당했다"며 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사건 며칠전 학교 커뮤니티에 이씨가 직접 게시한 글
더불어 이씨의 부모는 "우리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용의자가 한 명 있다. 당시 윤희가 살던 원룸 근처에 살면서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던 남잔데, CCTV 영상같은 확실한 물증이 없어 놓치고 말았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이씨의 아버지는 "이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다들 너무 지쳤다. 그래도 내 딸을 찾을 수만 있다면...하다못해 아주 작은 증거라도 나온다면 바랄게 없다"며 다소 힘이 빠진듯 말했다.
한편 최근 전주덕진경찰서는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전북대 이윤희씨 실종사건' 재수사에 나섰다.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이씨의 이동경로를 재확인하고 당시 이씨가 만났던 그녀의 주변인들에 대해 탐문수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덕진경찰서 관계자는 "제보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들어온 것이 없다"며 "10년이 지난 사건이지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당시 이윤희씨가 입었던 의상 / 사진 제공 = 이윤희 실종사건 공식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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