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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14년차인 배우 진구(36)의 연기 인생은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만나 제대로 꽃피웠다.
진구는 드라마에서 과묵하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구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묻어났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도 처음이어서 신나고 들뜨는 건 맞아요. 정말 새 출발 하는 느낌입니다."
진구는 이병헌 아역을 맡았던 데뷔작 SBS TV 드라마 '올인'(2003)으로 주목받은 뒤 안방극장에서는 유달리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세계에 발을 들인 뒤 처음 찍은 작품이 대성공해서 이 바닥을 우습게 봤던 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부진을 겪으면서) 영원히 잘 되는 건 없고, 거품이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진구는 "'올인' 때보다 '태양의 후예' 반응이 훨씬 뜨겁다"면서 "그래도 그런 시간을 겪고 나니 너무 휘둘리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 중"이라고 강조했다.
진구는 서 상사만큼 남성적이고 강한 스타일은 아니라고 자평했다.
그는 "제게는 잘 울기도 할 정도로 여린 감성도 있다"면서 "제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만큼 세지 않다"고 밝혔다.
진구는 '태양의 후예' 주요 출연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다.
재난 현장에서 의사와 군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시놉시스를 우연히 본 다음 욕심이 솟았다.
"너무 하고 싶다고 달려들었는데 이미 제자리는 없다는 거예요. 제작사 대표와 개인적으로 친한 편이라 그러면 그냥 '응원하러 커피나 사들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제가 캐스팅됐다고 해서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그는 김은숙표 낯 간지러운 대사가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오글거리는 대사를 하다 보면 평소에는 안 쓰는 말이라 그런지 희열을 느꼈다"면서 "굉장히 신나게 했다"고 답했다.
진구와 상대역 김지원은 '송송 커플'(송혜교·송중기)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진구는 "윤명주를 연기하는 김지원은 멋있었고 김지원이 연기하는 윤명주는 제가 봐도 사랑스럽고 미안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올인'에 함께 출연한 송혜교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송혜교는 그저 우러러보던 스타였는데 제가 그와 한 앵글이 담겼다는 것 자체에 '진구 너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꿈이었는데 이제 제게 '올인' 만큼의 행운은 오지 않을 거라고 포기했어요. 그런데 '태양의 후예'가 뜬금없는 선물을 줘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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