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쾌적한 주거 환경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서울의 아파트들이 '택배차' 진입을 금지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근무 환경이 더욱 열악해졌다.
지난 4일 MBN '뉴스데스크'는 택배 기사들을 울리고 있는 아파트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택배차 진입을 금지하는 아파트들이 속속 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만 100곳이 넘게 있는데, 이들은 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다는 이유를 들며 택배차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한 불편은 오롯이 택배기사 혼자 감수해야 한다.
택배기사들은 30도 뙤약볕 아래에서 짐을 직접 나른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돼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뚝뚝 떨어지지만, 배송시간에 예민한 고객들을 위해 뛰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비라도 오는 날이면 택배기사는 고객들의 항의도 들어야 한다.
걸어서 옮기기 때문에 택배가 빗물에 젖을 수밖에 없는데, 고객 입장에서도 불쾌하고 짜증이 나는 것.
한 택배 기사는 "이걸 (왔다 갔다) 몇 번을 해야 되니까 굉장히 힘들다. (비가 와서) 내가 젖는건 괜찮은데 물건이 젖으면..."이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약 10년간 택배 물량은 6억 9천만 상자에서 20억 4천만 상자로 3배 정도 늘었다.
2,500원을 받고 수천 세대에 이르는 아파트를 걸어서 배달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 쇼핑이 증가하면서 택배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택배기사를 위한 아파트 측의 배려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