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우긴 했는데, 결승에서 패한 건 아쉽습니다."
한달 여의 치열한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연경(30·중국 상하이)은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준우승을 차지했다.
값진 성과였지만,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컸다.
김연경은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며 "3년 만에 출전한 그랑프리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것도 만족할만한 결과다. 그래도 폴란드와 결승에서 패한 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예선에서 폴란드에 두 차례 이겼지만, 결승전은 다를 것으로 봤다. 폴란드는 앞선 두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을 한 팀이다. 많은 준비를 해서 3번째 도전에서 우승했다"며 우리는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했다"고 패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폴란드와 결승전 패배는 한국 여자배구에 교훈을 안겼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연경은 패배에서 그 교훈을 봤다.
김연경은 "우리 목표는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이라고 정의하며 "바로 앞 대회만 보지 말고, 세계선수권 등 큰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젊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면 도쿄올림픽에서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후배들을 자극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MVP', '세계 배구 연봉퀸' 등 모든 걸 이룬 '배구여제' 김연경도 올림픽을 떠올리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올림픽 메달이 내 배구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 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3·4위전에서 일본에 분패해 메달을 얻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8강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이제 도쿄올림픽을 바라본다.
지난 5월말 소속팀을 상하이로 옮겼으나 아직 팀에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대표팀 일정만 챙기는 것도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3일 진천선수촌에 합류해 9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이 대회 4강에 들어야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의 시드를 받고,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 팀 합류를 원하는 상하이의 간곡한 부탁을 뒤로한 채 김연경은 또 태극마크를 단다.
김연경은 "지금은 대표팀 일정이 더 중요하다. 소속팀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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