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는 자리에 오뚜기가 초대됐다.
지난 23일 청와대는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14개 재벌·대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눈에 띄는 기업이 하나 추가됐다. 바로 기업 순위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중견기업 오뚜기였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뚜기의 자산은 연결기준으로도 1조 5천억원 정도여서 50위~10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 15곳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자리에 오뚜기가 초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 일정을 밝히면서 "대기업 중심으로만 모이는 것보다 변화를 주고 싶어 초청했다"며 "오뚜기는 여러 가지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초청해서 격려를 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착한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오뚜기이기에 문 대통령과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실제로 오뚜기는 SNS와 온라인상에서 '신'을 뜻하는 '갓'(GOD)와 오뚜기의 '뚜기'를 합쳐 '갓뚜기'로 불리며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다.
여기에 정규직 비율이 높고 각종 미담 사례를 전하면서 문 대통령과 대화가 성사된 것이다.
지난해 9월 별세한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또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함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대의 상속세금을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다른 재벌 기업 운영진이 2, 3세에게 기업을 물려주면서 각종 방법을 통해 세금을 면제받으려 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오뚜기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2009년에는 오뚜기학술상을 제정했다. 2012년 오뚜기봉사단을 출범해 저소득 계층도 돕고 있다.
한편 오뚜기 측은 이날 대통령과의 간담회 사실을 전달받고 참석자를 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