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배우 유지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 별세 소식을 접하고 한걸음에 빈소로 달려와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23일 나눔의 집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군자 할머니가 이날 오전 8시 4분 나눔의 집에서 향년 8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故 김군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은 배우 유지태는 성남시 분당구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할머니 빈소를 찾아 분향했다.
배우 유지태는 평소 사회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몸소 실천하는 모습으로 연예계 대표 '개념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10년 넘게 방문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지태와 故 김군자 할머니의 인연은 11년 전인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매우 특별하다.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재단 기부자로 활동했던 유지태는 나눔의 집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유지태는 故 김군자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 중 본인의 장례식 비용 500만원을 제외한 1억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에 유지태는 故 김군자 할머니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태는 또 지난 2011년 배우 김효진과의 결혼식에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직접 초대해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한편 故 김군자 할머니는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10대에 부모를 여의고 친척집에서 생활하다가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로 강제동원됐다.
몇 번의 탈출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고 그때마다 구타를 당해 왼쪽 고막이 터져 김군자 할머니는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지만 매주 수요 집회에 나가 위안부 실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차병원 지하 1층 특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25일이며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빈소에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조문해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한편 故 김군자 할머니의 별세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에만 9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