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이제는 저처럼 다치고 상처받은 군인들을 돕겠습니다"
2년 전 DMZ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었던 하재헌 중사(당시 하사)는 이제 다친 병사를 돕는 사무직 군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었다.
지난 17일 하 중사는 온라인 매거진 잡스엔 인터뷰를 통해 국군수도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신의 근황에 대해 전했다.
앞서 2015년 8월 당시 22살 하사관이었던 하 중사는 최전방 비무장지대 수색작전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양쪽 다리를 잃었다.
지뢰 폭발 사고 이후 분당 서울대병원, 중앙보훈병원, 국군수도병원 등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하 중사는 수술만 21번, 재활치료에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엄청난 고통을 이겨내고 의족을 통해 다시 걷게 된 그는 1년여 만에 다시 '군복'을 입었다. 물론 다시 군인으로 돌아가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나라를 지키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그 꿈을 잊을 수 없었다.
다시 야전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였지만, 하 중사는 분명 군인으로서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 중사는 국군수도병원 근무를 자청했고, 2016년 7월 원무과에서 부상병들의 보상 업무를 돕는 것으로 군생활에 복귀했다.
그는 자신도 겪었던 일이었기에 국가에 보상을 신청하는 군인과 가족들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
상담을 받으러 온 군인과 가족들 역시 하 중사의 진심 어린 조언과 위로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
이밖에도 하 중사는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충남 계룡대 육군 본부에 설립된 '부사관 영웅실'에는 하 중사의 참된 군인 정신이 소개돼 있으며, 지난 6월에는 2017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경기에서 시축을 맡기도 했다.
특히 이날 의족을 찬 채 힘차게 공을 걷어차는 하 중사의 모습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의지와 도전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여전히 걸음은 불편하고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 중사는 끝까지 군인으로 남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자신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조금이나마 동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군인이 되겠다는 그의 아름다운 다짐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