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엄마 비자금 사촌언니가 가로챘다"…최순실이어 장시호 저격한 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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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 일가가 법정에서 서로를 물고 뜯는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여러 차례 어머니 최씨와 사촌언니 장시호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어 해당 진술이 재판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정씨는 당시 "엄마 비자금은 장시호 언니가 숨겨놓고 가로챘다"며 장씨를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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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장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캐물었고, 장씨는 "내가 알면 진즉에 말했다. 있으면 다 가져가도 좋다"고 발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폭로는 계속됐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장시호 언니와 최순득 이모가 함께 있었다"며 국정농단 사건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더 많다는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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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저격 대상은 어머니 최씨도 예외일 수 없었다. 지난 12일 정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최씨와 상의도 없이 출석했다.


법정에서 딸 정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씨는 "연을 끊겠다"며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 변호인단도 정씨를 두고 "살모사(어미를 죽이는 뱀)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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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물고 뜯는 최씨 일가의 신경전은 장씨가 검찰 측에 '태블릿 PC'를 증거로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의 '특급 도우미'를 자처한 장씨는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최씨에게 "손바닥으로 그만 하늘을 가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덕분에 장씨는 추가 구속을 면하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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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장씨의 처세술이 '모르쇠'로 일관하던 정씨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했다.


검찰에게 협조해서 풀려난 사촌언니 장씨처럼,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하는게 어린 아들을 지키기에 더욱 유리하다고 정씨가 판단한 것이다.


최씨 측근에서는 "검찰이 장씨의 사례를 들어 정씨를 회유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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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의 수혜를 함께 입은 이들이 법정 앞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쁜 이 기막힌 상황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늘(17일)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린다. 


재판부는 삼성그룹 뇌물건과 미르·K스포츠 관련, 청와대 비밀문건 유출과 관련해 이들의 유무죄를 심리할 예정이다.


딸 정유라에게 뒤통수 맞은 최순실 "모녀 연 끊겠다"정유라씨가 어머니 최순실씨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자 최씨가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x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