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주차된 차량의 엔진룸에 몰래 잠입한(?) 아기 길고양이를 무사히 구조한 운전자의 훈훈한 미담이 전해졌다.
16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엔진룸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 고양이 4시간 만에 빼냄'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여러 컷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주말을 맞아 휴식차 사우나를 가기 위해 차량을 몰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차량을 몰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차에서 고양이가 우는 듯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한다.
어디선가 '야옹 야옹' 하는 소리가 들려서 차량 서스펜션에서 들리는 잡음으로 생각했다.
주차를 한 뒤 엔진룸을 열고 차량을 점검해 본 결과 깜짤 놀랄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고 깜찍한 아기 길냥이가 엔진룸에 들어왔다가 그 안에 갇혀서 꼼짝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꺼내려고 하자 이리저리 피했던 탓에 그대로 놓고 일을 보고 1시간 뒤 돌아왔는데 차량 안에 그대로 웅크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와 길냥이 구조 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물을 뿌리는 호스를 이용해서 엔진룸 밖으로 나오도록 유인했는데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탓에 결국 4시간 동안 씨름을 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결국 4시간이나 걸린 뒤에야 아기 길냥이를 꺼낼 수 있었고 온몸이 축축하게 젖은 고양이를 다시 씻긴 뒤에 드라이어로 말렸다.
마음 같아서는 키워보고 싶었지만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탓에 음식을 주었는데 입에 대지도 않고 울어대기만 했다.
결국 집 근처를 둘러보니 아기 길냥이의 엄마로 보이는 고양이가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아기 고양이를 풀어주니 엄마 냥이와 함께 어디론가 바람처럼 사라졌다고 A씨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게시글이 공개되자 천사 청년에 대한 '특급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말 좋은 일 하셨다", "마음씨가 너무 좋은 분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길고양이들의 경우 겨울에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숨어들어갈 수도 있다고 한다.
서울의 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그늘을 찾다가 어린 고양이가 자동차 엔진룸에 갇힌 것 같다"며 "대부분의 고양이는 사람을 보면 달아나는데 너무 어려서 못 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자동차 엔진룸에 고양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동을 걸기 전에 차량 보닛을 두드리는 캠페인이 종종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