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서울 성동구의 한 어린이집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로 아이들의 급식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카페 '성동구·중구 엄마들 모임'에는 성동구 옥수동의 한 민간 어린이집이 아이들에게 식단표와 다른 부실한 식사를 제공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어린이집에) 정수기가 없어 정수되지 않은 물에 아무 건더기 없이 된장만 푼 국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제공했다"며 "간식도 사과 하나를 조각내서 어린이 18명을 먹이거나 오래된 떡과 모닝빵을 먹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추측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몇 달 전 구청에 증빙서류 갖춰 민원을 넣었으나 별 진전이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담 당시 원장이 유기농 식자재만 사용한다고 자랑했었다"며 "이런 카페에 올리면 명예훼손 운운하며 삭제시킨다"고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글에 첨부된 사진에는 건더기 하나 없이 멀건 된장국과 흰쌀밥, 김치를 포함한 반찬 몇 가지만 담긴 식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원은 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이 조리사 없이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 것은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아이들에게 주거나 원비 등을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 받는 등의 행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사진을 조작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해당 게시글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항변했다.
한편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구청 관계자는 "점검을 나간 날엔 급식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어린이집 측에 관련 서류를 낼 것을 요구했지만 워낙 부실해 보강 서류를 받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