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Mnet 측이 1세대 래퍼 '디기리'를 악마의 편집 희생량으로 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6' 3회에서는 피타입과 1대1 배틀을 벌이는 디기리의 3차 경연 모습이 전파를 탔다.
디기리는 힙합 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던 2차 경연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는 '리듬의 마법사'라는 자신의 별명대로 비트를 갖고 놀며 노련함을 뽐냈다.
도끼, 박재범, 지코, 딘 등의 프로듀서들도 수준 높은 디기리의 클래식한 무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디기리는 아쉽게 피타입과의 대결에서 패했지만, 프로듀서들은 그의 죽지 않은 랩 실력에 극찬을 보내며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6' 방송 말미에는 2회에서 편집된 디기리의 인터뷰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쇼미6'에 왜 나오게 됐냐"는 후배 박재범의 질문에 "음악을 오래 쉬었다가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었던 것 같다. 예전 병역 비리 문제 때문에 군대를 2번 갔다 왔다.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릴 자리가 없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또 "언제 어린 후배들과 만나겠나. 이제부터는 대한민국 힙합을 싹 다 뒤집어 엎을 음악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재기에 대한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분명 2회에서는 실력도 없으면서 건방진 태도로만 일관하는 '꼰대' 디기리의 모습만 그려졌다.
'쇼미더머니6' 측이 논란이 될만한 자극적인 부분만 강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시청자들은 "이건 편집의 묘미가 아닌 기만이다. 1주일간 모진 비난을 받은 디기리에게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Mnet '쇼미더머니'가 인기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제작진이 래퍼들의 꿈을 응원하기 보다는 웃음거리로만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성공하고자 서바이벌에 뛰어든 래퍼들의 피, 땀, 눈물을 그저 가볍게 웃고 넘기기에는 잔인하기 그지 없어 뒷맛이 씁쓸하다.
※ 디기리의 진심 어린 사과가 나오는 장면은 5분 4초부터 시작됩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