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일본 사죄했다"며 우롱한 여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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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대화하던 중 "일본이 사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김복동 할머니께 사과하라"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강 장관은 연락도 없이 오후 5시가 넘어 불쑥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대협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방문했다. 


인사이트Facebook '정미향'


쉼터에 있던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처음엔 강 장관이 아닌 신임 장관(정현백 장관)인 줄 알고 반갑게 맞이했다.


김 할머니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려 하자 갑자기 강 장관은 김 할머니의 옷을 뺏어들고는 "이걸 한 번 입어보라"며 새 옷을 강요했다.


이후 강 장관의 비서가 카메라를 들고 새 옷을 입은 김 할머니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사이트강 장관이 김 할머니에게 주고간 옷 / Facebook '정미향' 


김 할머니가 어쩐 일로 찾아왔냐고 묻자 강 장관은 "이제 끝(퇴임)이 났고 장관을 떠나게 돼 인사하러 왔다"고 밝혔다.


눈이 침침해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했던 김 할머니는 그제야 찾아온 손님이 신임 장관이 아닌 강 장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강 장관은 김 할머니에게 '아베가 사과했다', '(일본이) 용서해달라고 했다', '돈을 줄 테니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하라고 했다' 등의 말을 했다.


또한 할머니에게 '의논을 해서 (소녀상) 철거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입장도 전했다.


인사이트Facebook '정미향' 


강 장관의 말에 화가 난 김 할머니는 "당신들이 하는 것이 무어냐. 정대협 직원들이 피눈물 나도록 고생하는 동안 여가부는 뭐했냐"며 역정을 냈다.


아울러 아베에게 사과받은 적이 없으며 100억이 아니라 1000억을 줘도 위로금은 받을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당시 일본 오사카에 있어 김 할머니로부터 뒤늦게 이 사실을 전달받은 윤 대표는 "할머니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 아니고서야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인사이트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 연합뉴스 


논란이 일자 강 장관 측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사죄와 반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 할머니가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해 (일본의) 좀 더 진정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합의 당시 기시다 외무상이 사과한 사실이 있다는 정도의 언급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송도자 통영거제시민모임 상임대표가 총 1억원의 위로금이 입금된 통장을 공개했다 / 연합뉴스


한편 앞서 여가부는 일본 정부가 지급한 예산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한 뒤 위안부 피해 당사자도 모르게 위로금 1억을 강제 입금해 논란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여성가족부장관인 강은희 장관은 금일(7일) 오전 11시 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신임 장관으로는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발탁됐다.


할머니도 모르게 위안부 피해 위로금 '1억원' 입금한 여가부'화해·치유재단'이 위안부 피해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 위로금 명목의 1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