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맨발로 끌려 나온 일본군 위안부 소녀들은 심문하고 있는 중국군 앞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지난 5일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교수팀은 중국 운남성 송산에 포로로 잡힌 위안부 7명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미·중 연합군 산하 제8군사령부 참모장교인 신카인 대위(중국군)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위안부 7명을 줄 세우고 있다.
맨발로 끌려 나온 여성들은 벽에 기댄 채 잔뜩 겁에 질려 있다.
개 중에 키가 가장 작은 여성은 초조함과 불안감을 떨쳐보려는 듯 옆에 있는 여성의 팔을 꼭 붙잡아 본다.
한껏 경직된 몸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18초 분량의 짧은 흑백 영상에는 이들이 당시 느꼈을 공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1994년 9월 8일 이후에 촬영된 것으로 당시 미·중 연합군은 일본군이 점령한 중국 송산을 탈환했다.
이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온 24명 중 생존자 10명이 연합군 포로로 잡혀 심문을 받았다.
연구팀은 "영상 속 한국인 위안부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는 없으나 미·중 연합군이 포로 심문 과정에서 만든 '조선인 위안부 명부'에 적혀 있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금까지 한국인 위안부 자료는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 사진, 문서 등이 전부였던 만큼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일본 만행을 입증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