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배달 온 BBQ 치킨에서 거대한 벌레를 발견한 소비자가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4일 대구광역시 수성구에 거주하는 A씨는 인사이트에 BBQ 치킨을 구매했다가 벌레를 발견한 충격적인 사연을 전했다.
A씨가 제공한 사진 속 BBQ 황금올리브치킨의 닭다리 사이에는 풍뎅이로 보이는 커다란 벌레 한 마리에 들어가 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6월 19일 해당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다는 A씨는 벌레를 발견하자마자 가맹점에 전화했다.
하지만 가맹점주는 사과하기보다는 "그럴리 없다. 본사 측에서 재료를 받을 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해명하기 바빴다.
결국 A씨는 본사 측에 전화해 직접 항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본사 역시 "조리 중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가맹점 쪽의 문제라고만 답했다.
A씨는 다시 가맹점주에 전화해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의심' 뿐이었다.
A씨가 제공한 통화 내용에 의하면 가맹점주는 A씨에게 "고객님 입장은 그렇지만 요새 그런 게(거짓말) 많으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그럴(억울할) 수도 있다"며 "저도 '교촌이나 bhc (배달) 시켜서 고객님처럼 사진 찍어서 이렇게 하면 되겠다' 이런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 우리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보험사와 얘기하라"는 가맹점주의 말에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계속 요구했지만, 가맹점주는 "고객님, 저희도 억울한 부분이 나오면 고객님한테 그대로 손해배상하겠다"라고 경고하기만 했다.
증거인 닭다리를 수거해가려는 가맹점과 본사의 요청을 거절한 A씨는 직접 벌레가 나온 닭다리를 구청 보건소 식품위생과에 제출했다.
BBQ 측에서 제품을 수거해서 없애버리면 증거가 남지 않을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식품위생과는 지난달 27일경 닭다리에 있던 벌레가 닭을 튀기는 과정에서 침입한 풍뎅이(곤충류)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가지고 BBQ 치킨 가맹점을 방문했다.
가맹점 측은 해당 확인서에 사인을 했고, 그 이후에야 A씨에게 사과 전화를 했다.
하지만 A씨가 원하던 진심 어린 사과보다는 '억울하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가맹점주는 A씨에게 "아무튼 저희가 부주의해서 그런 일이 발생했으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려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일부러 그렇게 하진 않았다. 벌레가 없다고 당연히 생각해서 그전 통화에서 그렇게 말씀드렸다"며 "어찌 되었든 제품에 하자가 생겼으니 저희 잘못이겠죠"라고 덧붙였다.
성의 없는 사과에 더욱 화가 난 A씨는 "정확한 결과가 나왔는데 아직도 (나를 의심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점주는 "정확한 결과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그때 (물품을 회수하러) 간다고 했을 때 주셨으면 되는데 안주셨으니 의심을 한 거다"라고 말했다.
오직 사과 한마디 만을 원했다는 A씨는 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돈도 필요 없다. 내가 안 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만 하면 됐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BBQ 본사 관계자는 "A씨 측에서 수백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과수에 샘플을 보내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편, A씨에 의하면 해당 사건 이후 BBQ 본사와 가맹점 측에서 연락이 온 바는 없다.
A씨는 자신이 '대가'를 바라고 벌레 사진을 조작한 것처럼 의심한 것에 대한 정중한 사과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