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중국 주변국은 속국이 됐고 언어와 문화를 모두 잃었지만, 한국은 수차례 침략에도 우리 언어와 문화를 지켜냈다"
한국과 중국은 어떠한 관계냐는 미국 국가 안보보좌관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은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첫 미국 순방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GettyimagesKorea
이날 한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중국 일부였다더라'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이를 바로 잡을 기회가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었으나 부통령과의 오찬 때 한 분이 질문해 장시간 설명했다"며 당시 상황을 털어 놓았다.
미 행정부 장관들과 악수하는 문 대통령 / 연합뉴스
문 대통령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펜스 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그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한국과 중국의 역사는 어떤 관계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과거 중세까지만해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고 그래서 중국 주변국은 속국이 됐고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은 수차례 침략을 받았지만 우리 언어와 문화를 지켜냈다"며 "수천년 동안 단일한 나라였고, 70년간 분단됐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미국 정치 지도부에게 중국과 한국의 역사적 관계를 분명히 설명한 것.
펜스 부통령과 대화하며 이동하는 문 대통령 / 연합뉴스
간담회에서 당시 상황을 전한 문 대통령은 "(이런 역사와 정서를) 대체로 미국에선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였다더라"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당시 미국 유력 매체들은 트럼프 발언을 두고 "한국이 중국의 종속국이었다는 견해를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부정확하고 한국인들을 격분시킬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을 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