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주년 '여경의 날'을 맞은 1일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다가 경찰관으로 제2의 삶을 사는 박미희(44) 경위의 활약상이 눈길을 끈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인 그는 2014년 가출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성매매를 강요하고 돈을 가로챈 조직폭력배 15명을 검거해 경위로 특진한 조폭 잡는 여경이다.
사건은 가출했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중생 A양과의 상담에서 시작됐다.
박 경위는 A양과의 수차례 상담을 거쳐 조폭 다수가 가담한 조직적 성매매 사건의 실체를 밝혀냈다.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10∼20대 조폭 15명은 가출한 10대 여학생 6명을 옷이나 화장품을 선물할 것처럼 꾀어 성폭행하고, 몇 달씩 여관 '달방' 등에서 지내게 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챙겼다.
박 경위는 두 달간 수사 끝에 이들을 모두 붙잡아 혐의가 중한 11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15명 중에는 관리대상 조폭인 수원 북문파 소속 B(20대)씨 등 3명도 포함됐다.
박 경위는 이 공로로 경위 특진의 영광을 안았다.
경찰관이 되기 전의 박 경위는 사실 유도밖에 모르는 뼛속까지 '유도인'이었다.
1986년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도복을 입은 박 경위는 2년 만에 각 대회를 휩쓸며 그야말로 전국을 메어쳤다.
1990년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서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세계를 제패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52kg급 동메달, 1995년 세계대학유도선수권 56kg급 금메달, 1997년 부산 동아시안게임 56kg급 동메달 등 선수 시절 경력이 눈부시다.
승승장구하던 박 경위는 27살 은퇴를 앞두고 고민하다가, 앞서 경찰관이 된 선배를 보고 같은 길을 걷기로 했다.
박 경위는 "유도 선수에서 경찰관이 된 선배를 보고 동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모교에서 체육 지도자로 일할까 하다가 시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경찰관이 되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0년 경찰특공대(SWAT) 여경 1기 채용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 당당히 1위로 합격했다.
경찰특공대 전술요원으로 근무한 3년 동안 VIP 경호, 대테러 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경찰특공대 전술요원 시절 박미희 경위(오른쪽 세 번째)가 동료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이어 수원남부경찰서 형사과에 배치돼 강력계 형사로도 활약했다. 이 경찰서 1호 강력계 여형사였다고 한다.
수원서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기남부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 등을 두루 거치면서 전문 수사관으로 거듭났다.
경찰관이 된 지도 어느덧 18년째가 된 박 경위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박 경위는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열심히 뛰겠다"며 "또 후배들에게는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모범적인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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