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결혼식까지 치른 후 혼인신고만 앞뒀던 커플이 '맘충'에 대한 의견 충돌로 파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맘충 논란으로 헤어졌어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글쓴이는 "결혼식까지 치르고 혼인신고만 남았던 커플"이라며 "맘충 논란으로 싸우다 파혼에 합의했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는 "평소 남편은 '아이를 똑바로 안 키울 거면 안 낳는 게 맞다'고 주장해왔다"며 "또 '맘충은 사회악이다'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쓴이는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아이는 나라의 미래이기에 아이 엄마 자체를 잠재적 맘충으로 보는 사회의 시선도 문제라고 생각해왔다.
이처럼 생각이 조금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맘충'에 대한 거부감은 같았기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어린아이가 울기 시작하며 '맘충'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아이의 엄마는 밥을 먹던 중 아이를 달래러 식당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습을 본 남편은 "애 울지 모르고 (식당에) 데리고 오냐"며 "맘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글쓴이는 "평소 순한 아이라 괜찮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 않냐"며 "바로 달래려고 데리고 나갔는데 뭐가 문제냐"고 받아쳤다.
하지만 남편은 "밖에서 지나가다 애 울음소리 듣는 사람들은 무슨 죄냐"며 "너도 나중에 아이 낳으면 저럴 거냐"라고 맞섰다.
이처럼 두 사람은 서로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크게 다퉜다는 글쓴이는 식당에서 '부부충'이 됐다고 한탄했다.
그런데 그렇게 다투고 돌아온 그날, 남편이 양가 부모님들에게 전화해 "글쓴이 때문에 아이를 못 낳겠다"고 말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시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한 글쓴이는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잔소리를 한참 듣더니 아이를 낳자고 했다"면서 "그래서 집에 박혀서 육아를 전담하겠다는 '육아각서'를 쓰라고 했더니 이혼하자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그 말을 듣고 '이혼이든 파혼이든 하고 싶으니 하자'고 대답했다"며 "별거 아닌 일로 시작한 문젠데 사상이 안 맞으니 별수 없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이 있는 엄마가 무조건 맘충은 아닌데", "아이가 울면 밖에 데리고 다니면 안 되는 건가 보네", "파혼 잘하셨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