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다래 기자 = 지난 23일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이후 재판을 참관했다는 후기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4일 한 블로그에는 '김 양과 박 양 얼굴 모두 봤어요. 인천지법 박양 첫 재판 참관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재판에서 멀쩡한 두 피고인의 얼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순진하고 착해 보였다는 김 양의 모습은 글쓴이의 말에 따르면 집에 가자고 하면 아무 의심 없이 따라갈 얼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범죄의 경중을 모른다기엔 너무 총기 넘치고 침착했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하기에도 아무렇지 않게 뻔뻔했다"고 전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양은 기존 진술을 뒤집고 "박 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고 그런 지시를 받아들였다" 밝혔다.
김 양은 "박양이 나에게 수십번이나 '네 안에는 소심한 A와 과격한 J라는 두 개의 인격이 있다"라고 말했다며 "'너에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사람을 죽이면 새끼손가락과 폐는 나에게 달라'고 말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애초 박 양이 김 양에 피해자 손가락만 요구했다고 알려진 것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또한 김 양은 "박 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지만, 박양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글쓴이는 이날 고개를 숙이고 짐짓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던 박 양과 달리 김 양은 검사와 변호인단의 질문에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받아쳤다고 설명했다.
김 양이 시신 일부를 들고 박 양을 만난 날에는 홍대에서 닭강정을 먹고 술을 마신 후 룸카페에도 갔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검사는 김 양이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는 증거로 김양이 사건 발생 전 '밀실트릭', '완전범죄' 등을 검색했으며, 범행 후 박 양을 만나러 가면서 '미성년자 살인'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고 증거를 제시했다.
글쓴이는 "중산층 이상 가정 형편에 부러울 것 없는 아이들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지 착잡한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며 글을 맺었다.
이다래 기자 dara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