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자의 치마를 들추고 허벅지에 '사랑해'를 써 공분을 산 현직 체육교사가 이미 상습적으로 여고생들을 성추행해왔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문제가 된 전북 부안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A씨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해당 체육교사의 만행에 대해 폭로했다.
졸업생 A씨는 자신이 학교에 다닐 때도 이미 체육교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았을 뿐 아니라 실제로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체육교사는 복도에서 여학생들의 팔뚝, 어깨, 목 등 가슴 같은 부위와 밀접한 부분을 만지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이따 교무실로 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다.
또한 교무실에서 여학생을 무릎 위에 앉힌 뒤 안마를 하게 하거나 야간자율학습을 할 때 뒤에서 껴안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체육교사는 학생들에게 노골적으로 선물을 강요하기도 했다.
가령 스승의 날, 빼빼로 데이, 자신의 생일,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이 다가오면 각반 실장들을 불러 선물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평소 예뻐하는 학생을 콕 집어 선물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불이익을 받았다.
가령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너 왜 안 왔냐', '정 없는 년' 이런식으로 말하거나 선물이 부실했던 반에만 수행평가 점수, 태도 점수 등을 적게 주는 식이었다.
A씨는 졸업한지 20년 정도 된 선배들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도 함께 털어놓았다.
20년 전에는 직접적인 성추행, 성희롱 등은 없었지만 체벌을 심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씨는 "체벌을 금지하는 그런 법들이 많이 생기면서 성추행, 성희롱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체육교사에 대한 문제를 학교 측에 이야기해도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이를 묵인하거나 학생들에게 참으라고 강요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문제가 된 체육교사 외에도 학생들에게 '돼지 같다', '못생겼으면 나대지 마라' 등 외모비하 발언을 하거나 룸살롱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남성 교사가 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OO과목 선생님은 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줄 테니 반반씩 나눠 갖자고 말했다"며 "그리고는 그 학생에게 장학금을 줬으니 떡을 돌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피해 증언이 이어지자 학교 운영 전반에 특별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감사팀을 꾸려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철저히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