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부산 김해공항의 한 보안업체가 입사원서를 낸 취업준비생에게 금품 상납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민주노총서비스연맹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울산노동조합은 부산 김해공항 보안업체 취업 비리와 관련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음성 파일은 지난 2013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A씨와 그가 입사원서를 제출한 김해공항 보안업체 고위 간부와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노조는 "입사 면접을 하루 앞두고 해당 간부가 A씨의 아르바이트 장으로 찾아왔다"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A씨는 당시 대화를 녹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음성 파일에서 업체 간부는 "면접에서 경쟁하는 사람이 있으면 유리하겠죠"라며 "취업을 하면 통상 석 달 치 봉급 수준인 500만원 정도를 취업사례금으로 낸다"고 말했다.
이에 의문이 든 A씨는 "그럼 이 돈이 어떻게 보내지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해당 간부는 "나 혼자 꿀꺽할 수는 없고, 회사 사람들하고 감사의 의미로 술 한잔 사는 것"이라며 "어른들한테 물어보면 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간부는 "대기업은 몰라도 사립학교나 중소기업은 취업 사례금이 다 존재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후 A씨는 해당 업체에 입사했다가 1년여 만에 퇴사했다. 그러나 실제로 업체에 돈을 상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노조는 "청년 실업률에 발버둥 치는 취업준비생의 절박한 심정을 노린 악질적 범죄"라면서 "개인의 범죄일 수도 있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 비리일 수 있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