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연애, 결혼, 결혼 적령기, 출산. 20대 후반에 접어든 여성들은 나이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이가 들수록 결혼에 대한 압박, 결혼을 한 여성과 하지 않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극심해지기 때문이다.
22일 코스메틱 브랜드 SK-II는 전 세계 여성들에게 “나이에 유효기간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1987년,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각각 태어난 여자아이의 팔에 찍힌 의문의 스탬프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치 '주홍글씨'처럼 찍힌 이 스탬프에는 여자 아이의 ‘출생 날짜’와 서른 살 생일이 마치 ‘유효기간’처럼 찍혀 있다.
이 스탬프는 한국 뿐 아니라 동일한 시기에 태어난 중국과 일본 여자아이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낙인' 같은 이 스탬프를 또래 남자아이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처음엔 별생각이 없던 여자아이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팔에 찍힌 스탬프를 부끄러워하며 신경쓰기 시작했고, 이내 감추려고 노력한다.
특히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 여성들은 남자친구의 시선이 팔에 찍힌 스탬프를 향할 때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들의 이러한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결혼 정보 회사 '광고 문구'와 지인들의 결혼에서 받는 '질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여성들은 "너는 언제 결혼해?", "지금이 딱이야", "더 늦으면 안 돼" 등의 질문에 부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 나이'대에는 이걸, '그 나이'대에는 저걸 해야만 정상적인 범주 안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상 말미에서 여성들은 이런 사회적 압박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법을 깨닫는다.
스탬프를 바라보는 남성의 시선에 부담을 느꼈던 여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당당히 팔에 찍힌 스탬프를 보여준다.
마치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사회적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감에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며 '진정한 나'로서의 삶에 첫발을 내딛는다.
영상은 그간 '나이와 결혼'에 대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을 잣대로 보이지 않는 편견과 압박에 시달렸던 여성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잘 어루만져 줬다.
더 나아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주체적인 삶을 선택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이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성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 덕에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대한민국 이삼십대 여성의 폭발적인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SK-II는 전 세계 여성들이 정해진 운명에 맞서 싸우며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길 바라는 마음으로 '#changedestiny(체인지 데스티니)'라는 글로벌 캠페인을 기획해 왔다.
이로써 여성들이 각자의 운명을 개척해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의 타임라인을 당당히 거부하고 자신만의 타임라인대로 살아가길 기원한 것.
이에 SK-II는 "지난해 'Marriage Market Takeover'라는 영상이 결혼 시장에 팔리듯 놓여진 중국 독신 여성을 향한 편견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담았다면, 이번에는 사회가 규정해 놓은 타임라인을 거부하고 당당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