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저는 돈 벌었습니다. 남들 유학 가고 해외봉사 가고 그럴 때 저는 돈 벌었습니다"
KBS 2TV '쌈, 마이웨이' 주인공 최애라(김지원)의 아나운서 면접이 대한민국 취준생들의 폭풍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각박한 현실에 매번 무릎을 꿇어야만 하는 대한민국 취준생의 슬픈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쌈, 마이웨이'에서는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 면접 도전에 나서는 최애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아나운서 부분 서류 통과라는 기쁜 소식을 안고 카메라 테스트를 위해 면접장에 달려간 최애라는 스펙 앞에서 그만 좌절하고 말았다.
면접관은 싸늘한 표정으로 최애라에게 "우리는 시간이 금인 사람이다"며 "우리 시간 뺏고 싶으면 25번 시간을 먼저 채워왔어야지"라고 이력서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다른 면접자들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가고 해외봉사 나갈 때 25번은 뭐한 건가"라며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하는 거다"고 차갑게 말했다.
최애라는 굴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는 돈 벌었다"며 "남들 유학 가고 해외봉사 가고 그럴 때 나는 돈 벌었다"고 씁쓸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이날 만큼은 당찼던 최애라의 모습은 없었다.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고작 이력서 종이 한 장에 평가질 당해야 하는 자신의 처량한 모습에 좌절한 최애라 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음껏 목놓아 소리쳐 울지 못하는 최애라의 처량한 모습은 퍽퍽한 현실을 꿋꿋하게 견뎌내고 있는 고달픈 청춘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열정은 곧 스펙이라며 능력과 역량보다는 개인의 스펙만을 중요시 여기고 평가의 잣대로 삼고 있는 기업들과 낭떨어지로 밀어 붙이려고 하는 현실.
과연 최애라는 다시 훌훌 털어버리고 짠내나지만 하고 싶었던 아나운서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에 또 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